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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후기 | [천강에 뜬 달] 공연 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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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김현규 작성일16-11-23 17:08 조회277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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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검은 하늘에 달이 뜬다.

그리고 천개의 강에 비친다. 달은 하나인데 그림자는 천개의 모습으로 나타난다. 세상에는 온갖 일들이 일어난다. 그것은 별개의 사건처럼 보이지만 실은 하나의 원인에서 비롯된 것이다. 그 원인이 상황과 만나 다양한 모습으로 나타난다. 사람들의 마음이 산산이 부서진다. 달은 강에 어리고 마음은 이야기로 남았다.

개인과 사회에는 서사가 있다. 개인 서사는 그가 걸어온 삶의 여정이고 사회 서사는 개인 서사에게 영향을 주는 사건이자 사회 그 자체이다. 마당극패 우금치의 작품 [천강의 뜬 달]을 보며 그 이름처럼 하나가 전부라고 생각했다. 작품은 고대문학과 근현대사가 교차하며 윤회하는 인간사를 보여주고 그 안에서 고통 받고 또 성취하는 개인, 곧 민중을 드러낸다.

 

2. 광주에서 세월호까지

모두 다르게만 보이는 사건들은 실은 하나의 원인 때문에 일어났다. 부정부패. 나는 나와 생각이 완전히 다른 사람과는 같이 살 수 있어도 부정부패한 사람과는 같은 하늘 아래서 살 수 없다. 한국의 근현대사를 관통하는 모든 악의 원인이 바로 부정부패이다. 이 부정부패를 개인 서사로 가진 사람들이 사회 서사를 만들고 그것이 다시 수많은 개인 서사를 말 그대로 파괴했다.’ 광주시청 앞에 모인 시위대, 울려 퍼지는 애국가와 쏟아지는 총소리 그 역설 앞에 차마 무대를 바라볼 수 없었다. 모든 국민이 생중계로 배에 갇힌 아이들이 수장되어가는 모습을 보아야 했던 세월호 사건도 마찬가지였다. 광주와 세월호는 다르지 않다. 광주와 비정규직문제는 다르지 않다. 그것은 별개의 문제가 하나의 문제이다. 그렇다면 우리는 어떻게 이 거대한 악과 싸워 이길 수 있을까?

 

3. 뭇 사람의 입은 쇠도 녹여

수로부인을 잡아간 용을 물리치고 그녀를 되찾기 위해 사람들이 모였다. 꽃을 따기 위해 사람이 오를 수 없는 벼랑을 기어 올라갔던 노인은 찾아와 이야기한다. 사람들을 모아서 발을 구르며 외치라고, 그러면 제 아무리 흉악한 용이라 할지라도 배겨낼 수 없을 거라고. 사람들을 외친다. 악을 쓰고 발을 구르며 외친다. “수로를 내놓아라! 수로를 내놓아라!” 용은 견디지 못하고 수로를 돌려준다. 수많은 사람들이 한목소리로 외치는 소리 앞에서는 용도 어쩌지 못하는 것이다.

 

4. 우리는 천강에 뜬 달이다

우리는 물결에 이지러지고 흩어지더라도 모두 달의 그림자다. 그러니 우리가 모두 모이면 우리는 온전한 달이 된다. 어둠을 찢고 세상을 밝히는 달, 개가 짖어도 도도히 흘러가는 달. 우리는 천강에 뜬 달이다. 앞이 안 보이는 이 칠흑 같은 세상에 대고, 우리가 살아가야 할 최소한의 평화인 정의를 훼손하는 저 부정부패한 자들에 맞서 우리는 모이고 또 발을 구르며 악을 써야 한다. 희망을 내놓아라! 희망을 내놓아라! 본래 우리 것이었으나 너희가 빼앗아간 희망을 내놓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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